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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직장인이 읽어 본 폴커 부슈의 걱정해방 책, 리뷰

by cllip 2025. 8. 11.

직장생활 관련 걱정 사진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를 옭아매는 걱정과 불안은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인생 전반의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거대한 그림자다. 폴커 부슈의 걱정해방은 이 그림자를 직시하고,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단순히 마음을 다독이는 위로가 아니라, 실제로 내 생각과 행동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를 몸소 느낀 경험을 이 글에 담아 보겠다.

 

 

 

불안을 인정했을 때 달라진 것 

예전엔 "괜찮아, 지나갈 거야"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주문처럼 외웠다. 그런데 묘하게도 그럴수록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더 단단해졌다. 회의 전날 밤, 캠페인 런칭 직전, 클라이언트 미팅 하루 전… 머릿속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자동 재생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걱정을 없애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받아들였다. 그냥 "아, 내가 또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고 한 발 떨어져 보는 거다. 신기하게도 그 순간부터 머릿속이 조금은 정리되기 시작했다. 마치 복잡하게 얽힌 보고서의 핵심 문장을 하나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불안을 억누르지 않고 인정하는 습관을 들이자, 오히려 프레젠테이션에서 더 차분하게 말할 수 있었고, 팀원들의 피드백도 덜 방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내 삶에 그 걱정이 끼어드는 방식이 달라졌다.

 

 

 

걱정과 생산성의 역설 

마케팅 일은 항상 '마감'과 '성과'라는 두 단어와 붙어 다닌다. 내 머릿속 불안의 80%는 여기서 비롯됐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을 동력으로 쓰면 생산성이 올라가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정작 중요한 창의력은 갉아먹힌다. 책 속 한 구절이 이런 생각을 확실히 뒤집었다. 걱정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신 걱정을 '작은 실험'으로 전환하라고 한다. 그래서 나도 하루 업무 계획을 세울 때, 불안한 프로젝트를 중심에 두지 않고,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실행부터 끊었다. 예를 들어, 대형 광고 기획안을 완벽히 쓰려고 밤새 고민하는 대신, 30분짜리 러프 아이디어 스케치를 먼저 만들어 팀과 공유했다. 이 단순한 방법이 불안을 덜어주고, 오히려 결과물의 완성도도 높였다. 걱정을 줄이기 위해 '일단 해보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었다.

 

 

 

 

관계 속에서의 걱정 다루기 

직장생활에서 걱정의 상당수는 '사람'에서 비롯된다. 상사의 표정 하나, 동료의 짧은 답장, 고객의 미묘한 말투까지도 오래 머릿속에 남았다. 예전에는 이런 순간마다 내 마음속 스토리텔러가 과로했다. '아마 이렇게 생각했을 거야', '내가 실수했나 보다' 같은 결론을 스스로 내렸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불안을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로 분류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줄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프로젝트 중에 디자이너가 며칠간 답을 늦게 준 일이었다. 예전 같으면 속으로 별별 가정을 다 했을 거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냥 "혹시 일정 확인 가능할까요?" 하고 짧게 물었다. 돌아온 답은 단순했다. "집에 아기가 아파서 병원 다녀왔어요." 이 경험 이후, 나는 인간관계에서 걱정을 키우는 건 사실 '내 추측'이라는 걸 실감했다. 불필요한 상상 대신, 직접 묻고 확인하는 습관이 내 인간관계와 마음을 훨씬 가볍게 만들었다.

 

 

 

 

폴커 부슈의 걱정해방은 내 삶에서 걱정을 '없애는' 책이 아니라,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 책이다. 불안을 부정하지 않고, 작은 행동으로 전환하고,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직접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다. 덕분에 하루의 무게가 확실히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