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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 작가의 미학적 통찰,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리뷰

by cllip 2025. 7. 18.

미학적 통찰과 관련된 사진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윤혜정 작가가 우리 일상과 예술의 관계에 대해 던지는 깊이 있는 질문이자 따뜻한 통찰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흔히 예술을 박물관이나 공연장에만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예술이 삶 속에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지를 경험하며, 나의 일상과 감정이 예술과 얼마나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지 새롭게 깨닫게 됩니다.

 

 

예술과 삶의 거리감, 그 착각

윤혜정 작가는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에서 예술은 특별한 재능이나 환경에서만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예술이란 ‘무언가를 응시하고, 감정이 지나가는 그 흔적을 포착하는 일’이라 말하며, 우리 모두의 삶 속에 이미 예술이 존재한다고 이야기 해줍니다. 처음 책장을 넘겼을 때, 저는 예술과 나 사이에 벽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사실 업무에 쫓기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며 사는 일상 속에서 예술은 그저 ‘관심 분야’에 머물렀을 뿐, 제 삶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윤혜정 작가의 글은 조용히 속삭이듯 다가와서, ‘그 감정이 예술이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느낌조차 저에게는 굉장히 따뜻하고 신선했습니다. 작가는 어떤 작품을 감상할 때 드는 생각이나,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던 순간, 혹은 책 한 줄에 멈춰 섰던 경험들조차 ‘이미 예술을 경험한 것’이라 말합니다. 예술은 대단하거나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우리의 감정과 일상에 이미 녹아 있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거죠. 이 문장을 읽으며 문득 제가 일상에서 겪었던 작고 깊은 순간들이 떠올랐습니다.

 

 

감정의 흔적을 기록하는 방식 (감성예술)

책 곳곳에는 예술가들의 작품 이야기뿐 아니라, 작가 자신이 겪었던 감정의 기록이 함께 담겨 있습니다. 예를 들어, 파란색을 바라보며 느꼈던 고요함, 한 장의 사진에서 읽어낸 따뜻한 기억 같은 것들 말입니다. 윤혜정 작가는 ‘예술을 감상하는 우리의 방식 또한 하나의 예술’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이 마음 깊이 와 닿았던 이유는, 제가 늘 예술을 ‘창조하는 행위’로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무언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런 것들은 현재 저의 삶과는 전혀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감상하고, 해석하고, 반응하는 그 모든 과정이 ‘작은 창작’이라는 시선을 제시합니다. 나의 일기장 속 몇 줄의 글, 촬영한 풍경 사진, 친구에게 쓴 진심 어린 메시지조차 감성의 흔적이며, 그 자체가 예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이 책은 ‘예술을 잘 모르겠다’는 말에 대한 부드러운 반론이며, 모든 감정에 예술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말없이 보여줍니다.

 

 

일상에 스며든 예술, 그것을 인식하는 순간 

책을 다 읽고 나서, 예술은 제 삶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저 제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이미 제 삶 곳곳에 예술이 스며 있었던 것입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온 빛, 길을 걷다 본 그림 같은 풍경,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서 느꼈던 울림.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이처럼 사소하고 조용한 것들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하게 해줍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외면하거나 인식하지 못할 뿐, 예술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 이 문장을 마주했을 때, 오랫동안 벽처럼 느꼈던 ‘예술’이 사실은 내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이 책은 예술에 대한 해석이 아니라, 예술을 느끼는 감정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리고 그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무언가 따뜻한 것이 제 마음에 남는 것 같습니다.

 

 

『어떤 예술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예술과 삶이 어떻게 겹쳐지고 스며드는지를 따뜻하게 보여주는 에세이입니다. 예술은 우리 곁에 언제나 존재하며, 그 감정을 인식하는 순간부터 이미 우리는 예술 속에 있습니다. AI가 빠르게 비집고 들어오는 현재의 바쁜 삶 속에서 책을 읽는 동안 작은 감정의 떨림에도 귀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을 굉장히 오랜만에 하게 해주었습니다.